거금도 낙조
- 윤준경
해질녘 바닷가에 서면 해가 바다로 투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장에서 돌아온 용사처럼 장엄하게 저벅저벅 해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아무도 말리지 않고 황홀하게 바라볼 뿐이다
그런데 거금도에서는 작은 섬 하나가 해를 살렸다
파란 등허리를 다 태우면서 바다로 빠지려는 해를 밀어 올렸다
고마웠을까 온 하늘에 제 살점을 다 풀어놓고 한참을 떠나지 않고 거기 있었다.
* 윤준경 시인
서라벌예술대학 및 방송통신대학에서 교육학 전공
시집 『나 그래도 꽤 괜찮은 여잡니다』
월천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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