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바다---거금도에서
홍해리(洪海里)
단단하기 바위였다
배를 타고 부딪칠 때마다
우리들은 깨어지고 있었다, 그녀는
비록 치마끈을 풀고 있었으나
바다는, 속을 들어내지 않았다
우리는 겨우 바다를 읽는 척 했지만
완강한 파도는 은빛으로 부서지며
끈질기게 일어서고 있었다
감성의 만족과
욕망의 충족이 쾌락이라지만
우리들의 쾌락은 이미 고통 속에 있었고
푸른 영혼의 불빛 하나
멀리서도 반짝이지 않았다
감성과 욕망은 산산이 깨어지고
만족도 충족도 없는 고통의 바다에서
그리움은 눈썹 위로 떠돌았지만
바다는 단단하기 바위였다.
홍해리 시인 (본명 洪峰義)
충북 청원 출생.
1964년 고려대학교 영문과 졸업.
시집
<투망도> <화사기> <무교동><우리들의 말>
<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 <대추꽃 초록빛>
<淸別> <은자의 북> <난초밭 일궈 놓고>
<투명한 슬픔><애란> <홍해리 시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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