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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문학

정혜진의 동시 “내 고향은 그리움의 꽃“ 내 고향은 그리움의 꽃 정혜진 남도 하늘 끝닿는 곳에 높이 솟아 우러른 팔영산 여덟 봉우리 마주보며 우리 마을 감싸 안은 복호산 과역 점암 들녘 아우른 넓은 저수지 둑길엔 소먹이며 네잎클로버 찾던 유년의 추억이 물들어 있다. 푸른 물빛 해창만 지나면 우주항공수도로 우뚝 선 나로도 벚꽃 유채꽃 만발한 고흥만 떠올려 눈 돌리면 그리움으로 피어오른 내 고향 고흥은 긴 세월 흘러가도 시들 줄 모르는 가슴꽃이다. 정혜진/ 동시인, 동화작가 고흥출신 등단 : 동시- 아동문예, 동화 – 광주일보 신춘문예 작품 : 동시집 “바람과 나무와 아이들” 등 17권 동화집 “해바라기의 꿈” 등 6권 수록 : 초등국어교과서 : 동시 “내 가슴엔”, “봄비” 등 2편 초등음악교과서 : 단풍잎 행진 수상 : 한국동시문학상, 전라남도.. 더보기
신진순의 '햇살의 무게' 햇살의 무게 신진순 초여름 나로도에선 함지박 속 햇살도 갯장어가 된다 허리가 수평선보다 낮게 내려온 저 할머니 자신과 함께 늙은 함지수레에 들통 하나 싣고 삼거리에서 동포마을 쪽으로 반쯤 식은 태양을 밀며간다 고무 함지를 노끈으로 꿰매 어깨에 걸친 은백의 세월 무임승차한 갯벌에서 건져 올린 비릿한 체념과 파도 소리까지 싣고 노을 속을 지친 소처럼 느릿느릿 걸어 간다 몇 걸음 가다 멈춰 서서 굽은 허리를 양손으로 받치고 등 굽은 독백 한줌 해변 저쪽으로 푸념하듯 날리며 긴 숨으로 천리 길 가듯 한 뼘 길을 간다 유월의 송엽국 한 무리가 분홍빛 졸음을 켜둔 채 당직을 서는 근무자 없는 허깨비 파출소 담장 밑, 길고양이 한 마리 그 걸음길 멀거니 쳐다보다 애터지고 허기져서 전생을 핥아대며 마냥 앉아있다 파도를.. 더보기
신동옥의 시 '월악' 월 악 신동옥 버려진 집마다 잡초무덤이다 게 중 긴 풀에 주인 잃은 개가 누웠다 가뭄에는 짐승도 귀가 자라서 울음소리 밖으로 물이 흐른다는데 버드내라는 곳인데 바닷바람만 줄기줄기 불어와 나무 한 그루 없는 그루터기 평상에 누웠다간, 뜨내기도 마음을 고쳐먹기 일쑤 인적이래야 배차 시간표에 묻은 손자국이 전부다 아스팔트에 귀를 대면 지척을 갈아엎을 듯 사장등(沙場燈) 달려가는 트랙터 발톱 갈리는 소리 버드내 하고도 월악이다 해방되고 전쟁 끝나고 붙인 이름이다 月下風樂을 줄였다는데, 바람이고 달이고 다 옛말이고 풍악이다 월악산 다래기 마을 끄트머리 유리를 심은 담벼락에 손이 베도록 넘어보던 그 집 앞은 눈에 선한데, 열 손가락에 도장밥을 먹여주던 그 친구 아버지 하루 두 번 벌교로 나간다는 버스를 기다리고 섰.. 더보기
최효림의 시 '유정만리' 유정만리 최효림 유년시절 고무신 신고 학교 가던 등굣길 읍내 5일장 사탕 사러갔던 신작로, 머리에 서리가 내려 찾은 고향집, 성성한 어머니 허리는 할미꽃 활(弓)이 되었다. 마복산* 거북바위, 지붕바위, 투구바위, 학바위는 날지 앉고 그대로고 청죽(靑竹), 청송(靑松)은 성성 하구나. 먼지 폴폴 날리던 비포장길은 한길로 포장되어 검은 아스팔트길이 되었고, 어린 감나무는 나이테를 살찌워 주렁주렁 홍시(虹時) 달아 묵은 시간을 표기한다. 오래 만에 마주한 어머니는 새벽 상경할 아들의 모습을 더 보고자 잠든 아들의 모습을 쳐다보고, 솔부엉이는 어둠을 지배하며 밤의 침묵을 깬다. 밤은 시간의 경계를 다가올 시간보다 더 긴 삶의 여행을 소환하여 잠자는 아들의 키워온 멈추어진 빛바랜 소사(小事)을 늘어놓는다. 이슬.. 더보기
고흥 분청사기를 소재로 한 동화 ‘바다를 담은 그릇’ 발간 고흥 분청사기를 소재로 한 ‘바다를 담은 그릇’이 이미례 글, 차상미 그림으로 리틀씨앤톡출판사 모두의 동화31에서 지난해 11월 발간됐습니다. 아이들이 벌이는 보물찾기 소동을 통해 우리나라 옛 도자기에 대해서 알게 되고 분청사기를 찾으려 했으나 온전한 도자기를 찾을 수 없었던 그들은 결국 자신들만의 분청사기를 만들기로 합니다. ​ 이 책의 배경이 된 곳은 남해안의 작은 갯마을.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군량을 모았던 득량도가 바라다보이는 곳으로 얼마 전, 우주선 나로호를 쏘아 올린 곳이며, 분청사기 도요지가 있는 이곳에선 지금도 분청사기 깨진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전학 온 지오는 앞으로 살게 될 마을에 대해 알고 싶어서 혼자 ‘우리 마을 알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세종대왕과 이순신.. 더보기
김명숙의 시 '고흥' 고흥 김명숙 오십에 들어 고향에 드니 나고 자란 집은 간곳 없고 눈 가는 데로 돌아보니 곳곳이 폐가라 고향에 들어 잠시 나를 놓고 싶은데 받아줄 곳 아무 데도 없네 골목골목 발목에 감기던 풀 향기 이웃했던 희자 언니네 돌담 안으로 능구렁이 굼실굼실 기어 들어가던 그때 잠잠하던 기억들이 실꾸리 풀리듯 고물고물 속수무책 풀려 나오는데 그래도 그렇지 반기는 것 하나쯤은 있어야 고향이지 "아따! 이 썩을 잡것, 뭐 땀시 왔당가." 하며 반기는 남도의 질펀한 욕지거리라도 한바탕 듣고 싶은 날 어쩌끄나 한낮을 지나 어둑어둑 땅거미는 지는데 - 두 번째 시집『내 마음의 실루엣』 수록작품 김명숙 시인/가곡, 동요 작사가 출생 : 전남 고흥 등단 :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당선 :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더보기
김명숙의 시 '고흥 유자차를 마시며' 고흥 유자차를 마시며 김명숙 가을이면, 고향 마을의 담장 위가 노란 물결로 이어지던 때가 있었다 집집마다 유자향기가 담을 넘어가면 '그 집은 좋겠네. 큰아들 대학 학자금이 저리 성글게 열렸으 니...... '저 집은 좋겠네. 큰딸 혼수비가 마련됐으니………’ 오고가는 덕담도 덩달아 노오랗게 익어갔다 유자나무 한그루면 아들 대학교 학력이 기록되고, 딸이 호적에서 빠져나갔다 유자차 한잔 앞에 두고 고향을 떠올리니 노오란 유자가 먼저 데구르르 굴러오고 내 유년을 키운 유자향이 코끝에 스며온다 푸른 유자 이파리 사이로 젊은 어머니가 걸어 나오신다 뒤이어 스물이 갓 넘은 앳된 언니가 총총 걸어 나온다 나는 지금 막 도착했다 - 두 번째 시집『내 마음의 실루엣』 수록작품 김명숙 시인/가곡, 동요 작사가 출생 : 전남.. 더보기
김명숙의 시 '고흥사람' 고흥 사람 김명숙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 고속터미널 서울-녹동행 버스를 탄다 귀에 익은 낯설지 않는 전라도사투리 내가 앉은 자리가 고흥이다 눈을 감고 들어보면 더 정겹다 가물가물 잊혀간 저 소리여 비켜주지 않으면 절대로 고흥을 오가지 못하는 벌교를 지나면 이제 곧 고흥이라는 이정표 고향 산천과 오마리 바다가 잰걸음으로 달음질쳐 온다 - 두 번째 시집『내 마음의 실루엣』 수록작품 김명숙 시인/가곡, 동요 작사가 출생 : 전남 고흥 등단 :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당선 :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화전놀이」 등재 :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천재교육) 「새싹」 동요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날」 작사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영웅의 노래」 작시 작품 : 가곡「달에 잠들다」외 45곡..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