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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문학

송종찬의 시 "그리운 막차"

by 고흥을 찾아서 2017. 6. 11.

 

 

그리운 막차

- 송종찬

사랑할 때 나는 매일 막차를 탔다

차창에 기대어

전주에서 부안까지

솜처럼 연한 잠에 빠져들곤 했다

 

조금 조금만 하다가 막차를 놓치고

낡은 수첩을 뒤적일 때

그러나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까지

막차는 어서 오라 손짓했다

 

한여름의 폭우 속에서도

막차는 반딧불 같은 라이트를 켜고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갔다

 

돌아갈 수 없는 먼 길을 달려

막차는 집도 없는 종점에서 잠이 들었고

찬 이슬 새벽 첫차가 되어

해를 안고 내 곁을 떠나갔다

  

 

◆ 송종찬 시인 약력

△1966년 전남 고흥출생

△1993년 시문학’등단,'내가 사랑한 겨울 나무'

△시집 ‘그리운 막차(1999) ‘손끝으로 달을 만지다(2007)’,

  러시아어 시집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