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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방송

EBS 한국기행 지붕없는 미술관 고흥반도(高興半島) 방송

by 고흥을 찾아서 2013. 2. 12.

 

 

고흥반도(高興半島)

방송일시 : 2013년2월11일(월) ~ 2월15일(금) 21:30

 
전라남도 남동부, 끊어질 듯 이어진 길목을 따라 펼쳐지는 땅, 고흥반도. 고흥은 175개의 크고 작은 보석섬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다이아몬드형 반도다.

 

든든한 보성만과 순천만을 양 옆으로 두르고, 남쪽으로는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축복받은 땅, 고흥. 그 땅 위에 삶을 일군 사람들은 풍부한 산물 덕에 사시사철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겨울이면 바다를 푸르게 물들이는 매생이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의 수확이 한창이다. 

 

소백산맥의 정기가 이어진 팔영산의 기암절경과 청정 바다에 그려진 다도해. 그래서 사람들은 고흥을 두고 ‘지붕없는 미술관’이라 부른다.


대한민국의 희망을 쏘아올린 나로호의 고장이자 남해의 청정해역, 고흥으로 떠나본다.

 

1부. 팔영산, 새해 소망을 품다

 

 

고흥반도를 두고 사람들은 ‘지붕없는 미술관’이라 부른다.

자연이 빚어낸 수많은 걸작들이 곳곳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고흥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잘 알려진 팔영산이다.

 

고흥군 점암면에 위치한 팔영산은 1998년 7월 30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최고봉인 성주봉(聖主峯)을 중심으로 유영봉(幼影峯), 팔응봉(八應峯), 월출봉(月出峯), 천주봉(天主峯) 등 8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암괴석이 만들어 낸 절경이다.

 

팔영산의 원래 이름은 팔전산(八顚山)이었다. 중국 위왕의 세숫물에 8개의 봉우리가 비쳐 그 산세를 중국에까지 떨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팔영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맑은 날이면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다도해와 대마도까지 눈에 담을 수 있어 팔영산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1봉에서 8봉까지 각 봉마다 절을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한 몫 하고 있다.


고된 산행 끝에 맛보는 시원한 전망과 소원성취까지.고생 끝에 낙이 온다’ 바로 팔영산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팔영산 자락에 자리한 남열리 해수욕장에는 2013년을 맞이하는 설렘으로 가득하다.

 

특별한 해맞이 행사와 따뜻한 정이 오고 가는 떡국까지.

팔영산의 영험한 기운을 받아 2013년을 힘차게 시작해 본다.

 

2부. 겨울바다, 참맛을 품다

 

 

고흥의 겨울바다는 찬바람에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순천만, 여자만, 득량만 등 너른 황금어장을 품고 있어

사시사철 분주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산물은 온전히 고흥 사람들의 몫이 되었고 덕분에 삶은 부지런해졌다.

 

고흥반도의 남서쪽에 위치한 녹동항은 겨울에도 여전히 부지런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 가장 먼저 바닷길을 여는 정명섭 선장. 겨울에 더욱 쫄깃한 맛을 자랑하는 고흥 돌문어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해독작용과 피로회복에 그만이다. 뱃사람들의 힘은 바로 이 돌문어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번 붙으면 떨어질 줄을 모르는 힘장사 돌문어와 뱃사람들의 한 판 승부가 펼쳐진다.

 

겨울에 유난히 푸른 고흥의 겨울바다. 바로, 겨울바다의 보물 매생이가 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녹동항과 마주하고 있는 섬, 거금도에서 크는 매생이는

매생이 중에서도 최고로 쳐진다. 부실한 매생이는 매서운 겨울바람에 쓸려가고, 튼실한 매생이만이 남기 때문이다.

 

과거 천덕꾸러기로 여겨졌던 시절도 있었지만, 진하고 깊은 맛을 자랑하는 매생이는 거금도 사람들의 효자작물로 등극했다.

 

겨울에 더욱 크게 기지개를 켜는 땅, 고흥반도로 떠나본다.

 

3부. 따뜻한 남쪽, 인심 좋은 들녘

 

 

고흥의 들녘에는 벌써 봄이 들어선 것일까.

 

고흥군 풍양면에 자리한 청룡마을 들녘은 한겨울에도 파릇파릇하다. 겨울이면 나물로 마을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봄이 되면 노란꽃잎을 피우며 마을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기특한 작물, 유채.


올 겨울도 마을 아낙들은 뜨듯한 아랫목 대신 유채향이 가득한 인심 좋은 들녘을 선택했다.

오늘은 유채를 가장 맛있게 만들어주는 청룡마을표 장 담그는 날! 청룡마을만의 황금비율로 담근 장과 유채로 조물조물 무쳐낸 유채나물무침. 그리고 깊은 장맛과 유채가 우러난 유채된장국까지. 벌써 입 안에는 봄기운이 스며든다.


따뜻한 남쪽나라로 불리는 고흥은 일조량 또한 높다.

높은 일조량은 고흥 딸기의 당도를 높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고. 붉은 자태를 뽐내는 탐스러운 고흥 딸기는 겨울의 텁텁한 입맛을 상큼하게 바꿔준다.

인심 좋은 들녘이 내어주는 산물들은 싱그럽기만 하다.

 

4부. 바닷가 사람들의 겨울나기

 


고흥을 풍요롭게 해준 건 바다의 산물 뿐만은 아니다.


푸른 바다가 물러서고 나서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의 땅, 갯벌. 갯벌은 예부터 고흥 사람들만의 적금통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언제든 필요할 때면 쏙쏙 뽑아먹는 재미가 있다. 고흥반도 동쪽, 과역면에 자리한 백일도. 대교가 놓이면서 육지가 되었지만, 여전히 섬의 순수함은 남아있는 곳이다.

 

백일도 뒤켠에 숨겨놓은 마을사람들의 적금통장에는 참꼬막으로 가득하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의 세 종류로 나뉜다. 이 중 예로부터 임금이 먹는 수라상에 진상되거나, 조상의 제사상에 올리던 것이 참꼬막이다. 그 귀했던 참꼬막이 지천에 널렸으니 백일도 사람들에게는 호사가 아닐 수 없다.

 

팔영산 자락에 자리한 남열마을의 적금통장에도 굴이 가득찼다. 청정 갯벌에서 자란 남열리 굴은 뽀얀 우윳빛 자태를 뽐낸다. 우유만큼이나 풍부한 영양이 듬뿍 들었으니 바다의 우유라 불릴 만도 하다.

 

노릇노릇 구워 낸 굴전, 새콤하게 무친 굴무침, 굴 본래 맛이 전해지는 생굴까지.

 

속이 꽉 찬 적금통장 덕에 고흥 사람들의 겨울나기는 든든하기만 하다.

5부. 남해의 보물섬, 거금도


 


우리나라에서 10번째로 큰 섬, 거금도.

 

고흥반도 도양읍에서 남쪽으로 2.3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해 있다.

 

지금은 대교가 놓이면서 섬인 듯 아닌 듯 살아가는 땅, 거금도. 대교 위를 달리는 버스에서 섬이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애잔함을 느끼고는 한다.

 

이토록 애틋한 고향을 향한 최보기씨의 거금도 연가가 시작된다.

 

지금 거금도 앞바다는 돌파래로 푸르기만 하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돌 위에 붙어있는 푸릇한 돌파래를

조물조물 무쳐 먹으면 밥 한 그릇도 뚝딱이었다.

 

밥상에 오르기 전까지 수십번의 문지름과 씻음을 거쳐야 하는 돌파래로 어머니의 손맛을 맛본다.

 

거금도 중심에 우뚝 솟은 높이 592m의 적대봉. 고흥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로서, 거금도 사람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조선시대를 지켰던 봉수대의 흔적이 남아 있고, 없던 시절에는 땔감과 먹거리로 거금도 사람들을 지켜냈다.

 

어머니의 품처럼 온정어린 거금도 섬마을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