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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문학

서동애의 그림책 '단물이 내리는 정자'

by 고흥을 찾아서 2018. 9. 12.

 

조선 최초의 야담집 《어우야담》을 쓴 어우당 유몽인이 사랑했던 아름다운 정자에 담긴 신비한 이야기가 가슴 따뜻하고 유쾌한 감동을 선사하는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동서양의 다양한 옛이야기를 발굴해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새싹그림책 시리즈로 도서출판 봄볕에서 출판하였으며 고흥출신 작가 서동애가 쓰고 김혜화가 민화로 채웠다.

 

《단물이 내리는 정자》는 조선 중기의 문장가인 유몽인(柳夢寅, 1559년-1623년)이 고향인 고흥읍 호동마을에 은거할 당시 머무른 정자에 얽힌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유몽인은 인목대비의 폐비문제와 함께 정치 세력들 간의 다툼이 벌어지자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던 그에게 집권 세력의 공격이 거세졌고, 유몽인은 벼슬을 버린 채 유랑과 은둔 생활을 시작한다.

 

와우산과 도봉산, 금강산 일대를 떠돌던 유몽인은 본관인 고흥으로 내려와 1년 6개월가량을 머무르게 되는데, 『단물이 내리는 정자』는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머무르던 고흥읍 호동마을의 소택거리 북쪽 송현 고개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고 그곳에 어울리는 고즈넉한 정자 한 채를 지었다.

 

풀과 배롱나무에 맺힌 이슬이 꿀처럼 달아 단 이슬이 맺히는 신기한 정원이라는 ‘감로정(甘露亭)’이란 현판을 정자에 매달고 마을 사람들에게서 온갖 신기하고 재미있는 야담들을 많이 들었다.

 

그 이야기들을 밤새 글로 지어 남겼으며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오늘날까지 야담 문학의 효시로 민중의 애환을 담은 설화 문학 『어우야담』이다.

 

임진왜란과 인조반정을 거치며 파란만장 격변의 시대를 온몸으로 버텨낸 조선 중기의 문장가 유몽인의 삶과 철학, 인간적인 애정과 따뜻한 연민의 마음을 잘 담아낸 흐뭇한 이야기로 화려한 색채를 사용해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그려낸 독특한 민화풍의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