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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예술

김명숙 시인의 첫 시집 『그 여자의 바다』출간

by 고흥을 찾아서 2012. 2. 17.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천재교육)에 「새싹」이 등재돼 있는 고흥출신 김명숙 시인의 첫 시집 『그 여자의 바다』가 지난해 부천시 문화예술발전기금으로 출간됐다.

 

그녀의 시집은 “무언가 허물을 벗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는 꿈과 그리움, 그리고 짙은 향수를” 풍긴다. 외피는 화려한 대신 수수하며 그 속에 담긴 언어들은 순수한 열정을 품고 있다.

 

표제작 ‘그 여자의 바다’의 테마 역시 ‘그리움’이다. 시인은 현재 내 곁에 실존하지 않는 그래서 너무나 그리운 누군가를 애타면서도 무덤덤한 어조로 갈망하고 있다.

 

그 여자의 바다

 

바다가 길을 내어 놓는다 .

 

포구를 떠나간 사내가 돌아오지 않자

바다를 통째로 마시겠다던 그녀

사내를 기다리다 썰물이 되어 나섰다.

 

바다 끝자락까지 가면 사내가 있을 것 같아

질퍽한 갯벌의 사타구니도 마다하고

수평선을 향해 내닫는다.

 

바다만 바라보다 섬이 되고팠던 여자

그 사내에게만 치마를 벗고 싶었던 여자

덕지덕지 바위에 붙어 있는 따개비 같은 상처가

그녀 안에서 구획을 넓혔다.

 

뚝심 좋은 사내가 미끼를 던져도

아랫입술 질끈 깨물며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던 날들이

그녀 앞에 쌓여갔다,  깻단에서 깨 쏟아지듯.

 

섬을 떠난 그녀,

어부가 된 남자의 바다가 된다.

 

시인은 여인의 상징체계로 바다를 활용한다. 그래서 여인은 곧 바다가 된다. 시시때때로 밀물과 썰물이 오가듯이 역동적인 여인의 마음은 한 남자에게로 향한다. 그녀를 놓고 사라진 남자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결국 여인은 스스로 썰물이 되기도 섬이 되기도 해본다. 상처가 깊어갈 쯤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오지 않고 그녀는 그리움에 빠져 허우적대다 스스로 바다가 된다.

 

김명숙 시인은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제 6회 창세문학상, 한국동요음악상, 부천예술상을 수상했다. 부천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연구회, 고흥작가회, 한국예술가곡연합회, 한국동요음악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화전놀이」가 공모 당선되고,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천재교육)에 「새싹」이 등재됐었다. 가곡, 동요 작사가이기도 하며, 작품으로는 가곡 「달에 잠들다」외 15곡, 동요「새싹」외 16곡이 있다. 현재 부천시 고강동에서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