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고흥군에 위치한 국립소록도병원 뒤편 가로 110m, 세로 1∼3m 옹벽에 가로 87cm, 세로 58cm 크기의 화강석과 대리석 조각 770개에 새긴 이미지들을 설치하는 대형 옹벽 벽화를 만들었다.
지난 3개월간 10명의 작가들과 40여명의 자원봉사자 등이 밤잠을 설쳐가며 화강석과 대리석 캔버스에 소록도 주민, 병원 의사와 간호사, 자원봉사자 등 400여 명의 얼굴을 석판에 새겼다.
또한 소록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압축한 그림들로 채워졌다. ‘과거’의 여백은 강요받은 노동과 인권 유린으로 상처받은 주민들의 영혼을 ‘작은 사슴’의 처절한 형상으로 재현했다. 그리고 400여 명의 초상은 소록도의 현재를 나타내고, 푸른 초원에서 노는 사슴은 한센병을 치유한 소록도의 미래를 상징하며 새겼다.
이날 한센인 15명, 병원 직원 15명, 재능기부 작가 15명은 이날 ‘아름다운 동행-소록도 사람들’이라는 주제의 옹벽 벽화 대리석 초상에 마지막 덧칠을 했다.
마지막 덧칠이 끝난 옹벽 벽화는 표면이 코팅 처리돼 100∼200년을 견딜 수 있는 예술작품이 된다.
옹벽 벽화 밑그림을 그린 박대조 화백(43)은 “소록도 벽화는 세계 최초로 대리석을 파 색칠하는 상감 기법이 쓰였고 모자이크 기법도 함께 활용했다”며 “벽화가 소록도 역사를 기록하고 한센인과 일반인들을 잇는 교두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호 소록도자치회장(63)은 “고령인 주민들이 소록도의 역사를 기록할 예술작품이 만들어졌다며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옹벽 벽화 제작 작업을 이끈 곽형수 남포미술관장(63)은 이달 말 벽화 완공식을 가질 예정으로 있으며, 본 사업은 그가 제안한 ‘소록도병원 옹벽 벽화제작 프로젝트’가 지난해 하반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실시한 ‘크라우드 펀딩사업’에 선정되면서 가시화됐다.
크라우드 펀딩은 예술가 또는 예술단체의 프로젝트에 다수의 후원자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새로운 모금방식으로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뤄진다.
벽화 제작에는 1억원 정도가 소요됐다. 박 화백을 비롯해 조각가 한국화가 서양화가 등 예술가 15명이 6,000만 원에 해당하는 재능기부를 했고, 대림산업이 1,000만원을 냈다. 소액기부자 198명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나머지 3,000만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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