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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방송

EBS 다큐멘터리 "한국기행" 지붕없는 미술관 고흥편 방영

by 고흥을 찾아서 2010. 10. 1.

 

한국기행 56편 

 

 ‘가도 가도 천리 길’ 한반도의 남쪽 끝.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막내 전라남도 고흥군. ‘높게 융성한다’는 뜻의 전라남도 고흥은 동쪽으로 순천만을 건너 여수와 서쪽으로는 보성만을 건너 보성, 장흥 - 남쪽으로 아름다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과 만나는 고흥반도라 불리는 땅이다.

 

호리병 모양으로 땅 끝에 매달린 채 가까스로 섬을 면한 전라남도 고흥군. 유인도 38개, 무인도 122개의 아름다운 섬들을 품고 있는 고흥은 2천 6백리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반도의 아름다움으로 흔히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린다.

 

해안선을 따라 멀리 전어를 잡고 오는 배들의 기적 소리가 들려오고, 길 따라 가을을 알리는 콩 타작을 하는 노부부, 추수를 앞두고 익어가는 해창만의 들녘에서는 고흥 사람들의 신명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순신 장군의 숨결과 세계에서 13번째로 자체 우주발사대를 보유한 전라남도 고흥군. 전통과 역사, 미래가 공존하는 고흥으로 여행을 떠난다.

 

    

 

 1부. 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반도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동요 <자전거>의 작곡가인 목일신 선생님의 고향이기도 한 전라남도 고흥군.

 

2천 600리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고흥반도의 파란 바다, 점점이 바다에 떠 있는 섬들, 그리고 푸른 들녘은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천국과도 같은 곳이라 비유될 정도다.

 

남쪽 끝에 위치해 있어 사시사철 아름다운 계절의 색깔을 성큼 만나는 고흥 땅은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길, 들녘 곳곳에서 어떤 지역보다 먼저 가을의 정취를 만날 수 있다.

 

저 멀리 고흥반도의 동쪽 끝, 백일홍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 백일도에선 가을을 알리는 전어 잡이 배들이 살이 튼실한 전어로 풍년을 맞고. 백일도를 지나 남쪽으로 달리는 길에는 알알이 ‘사각사각’ 터지는 콩 타작 소리가 가을을 알린다.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해풍을 맞고 자란 콩 수확은 노부부에게 가을의 선물이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길에서 만나는 콩,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들, 바다 멀리 점점이 박혀 있는 섬들은 가는 길이 외롭지 않게 길동무가 되어 준다.

 

백일도를 지나 달려온 곳은 해창만. 추수를 앞두고 있는 해창만의 들녘엔 알알이 탐스럽게 벼들이 익어간다.

 

바다를 빌려 간척지로 만든 해창만에서는 질 좋은 벼와 함께 뻘 속에서 자란 미꾸라지를 덤으로 얻는 아저씨의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해창만을 지나 도화면 곳곳에서는 145ha나 되는 취나물 밭에서 취나물의 향기를 맡으며, 수확하는 고흥 할머니들의 호미질이 한창이다.

 

그리고 만나는 슬픔이 아름다움으로 짙게 깔린 사슴을 닮은 섬, 소록도. 마음이 착한 사람들한테만 흰 사슴이 보인다는 동화 같은 섬, 소록도는 과거의 슬픈 역사를 서서히 아름다운 바다에 떠나보내고, 아름다움만을 간직한 섬으로 외지인들을 반기고 있다.

 

2천 600리의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반도의 아름다움. ‘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반도를 달린다.

 

   

 

2부. 고흥의 힘, 갯장어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는 ‘고흥산’ 갯장어. 일찍이 고흥에서 일본으로 수출하는 갯장어는 ‘한국산’이란 이름보다 ‘고흥산’이란 이름으로 일본에 수출하는 효자 고기였다.

 

일 년 중, 5월에서 9월, 고흥 앞바다는 갯장어를 손질하고, 낚시 바늘을 끼우는 아낙들로 항구가 분주해진다. 수십 년 바늘을 만져 구부러진 할머니 손가락만큼이나 세월은 흘러 이젠 모두 전문가 수준이다.

 

전라남도 고흥군 오취리 취도. 그곳에는 마을에서도 금술 좋기로 소문난 갯장어 잡이 동갑내기 부부 이상웅(61), 이여심(61)씨가 산다. 갯장어가 돌아오는 철만 되면, 부부는 나란히 앉아 작년 겨울에 사다 둔 전어를 바늘에 끼우고, 집보다 바다에서 밤잠을 설치며 하루를 보내는 일이 허다하다.

 

파도와 싸우며 뱃머리에 앉아 4천 여 개의 전어 미끼를 아내가 바다에 던지면, 남편이 아내 뒤에서 주낙 기계와 배의 움직임을 조정하며 아내를 보살핀다. 밤을 꼬박 새우며 하는 고된 작업이지만, 부부가 고되지 않은 것은 남해의 깊은 뻘에서 튼실하게 자란 갯장어들 때문이다.

 

귀하고 귀해서 일본으로 건너갈 수밖에 없었던, 고흥 뻘에서 튼실하게 자란 ‘고흥산’ 갯장어를 지금 만나본다.

 

   

 

3부. 하루의 반은 육지, 나머지 반은 섬 득량만 가장 깊숙이 자리 잡은 곳. 고기들의 산란 서식지이자, 조개류 서식이 뛰어나 황금 어장터인 섬, 우도.

 

득량만을 품은 우도는 사시사철 풍부한 어종뿐만 아니라, ‘하루의 반은 육지, 나머지 반은 섬’을 만들어주는 신비한 바닷길로 고흥에서도 신비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 두 번 열리는 우도의 바닷길은 우도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길이다. 그 옛날 뗏목에 자갈을 실어 나르며, 바다에 둑길을 만들어 다녔던 길이었으며, 행여 라도 바닷길이 닫혀 학교에 간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까봐 노심초사 했던 길이다.

 

 바닷길이 닫히고 물이 꽉 들어차는 날이면, 주민들은 바다에 나가 득량만이 가져다주는 풍성한 고기를 올린다. 요즘 잡히는 고기는 꽃게와 병어. 우도의 젊은 이장 박장일(32)씨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바다에 나왔다.

 

 3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섬에 혼자 남은 홀어머니를 모시러 육지에 살다 고향 섬으로 돌아온 박장일 이장. 마을에서도 가장 젊고, 소문난 일꾼으로 통하는 박이장은 우도에서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비바람과 태풍을 뚫고, 그물을 올리는 박이장과 어머니. 태풍 탓에 그물 안에 꽃게와 병어는 가득하지 않지만, 이만큼 잡은 것도 감사하다며 호탕하게 웃는 모자지간이다.

 

물이 빠지고 바닷길이 열리는 날. 남해 주변의 섬들을 도는 만물상 트럭 부부가 바닷길을 따라 우도로 향한다. 육지로 자주 못 나가는 우도 사람들에게 만물상 트럭 부부는 육지의 세상과 통하는 생활 수단이다.

 

바닷길을 따라 육지에서 섬으로 들어오는 사람들, 섬에서 육지로 나가는 사람들 - 바닷길엔 섬사람, 육지 사람들 삶의 발자국들이 하나, 둘 흔적으로 남는다.

 

새벽 4시. 박이장의 트럭이 우도 앞, 바닷길 초입에 도착하고, 어제 잡은 꽃게와 병어를 트럭에 싣고 주민들이 장에 나갈 준비를 서두른다. 바닷길이 열리는 날과 시간을 맞춰야만 갈 수 있는 동강장. 수십 년 우도 사람들이 장에 나가는 방법이다.

 

동강장에 우도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시작하면, 득량만에서 잡아 올린 꽃게와 병어를 팔기 시작한다. 바닷길이 열리거나 혹은 닫히거나 우도 주민들의 삶이 되어 주는 바닷길 - 하루의 반은 육지, 하루의 반은 섬이 되는 고흥의 신비한 섬, 우도. 우도 바닷길에 얽힌 우도 사람들의 삶을 만나본다.

 

   

 

4부. 나라의 섬, 나로도 마치 오래된 비단이 바람에 날리는 듯 아름다웠다 하여 비단 '라'(羅), 늙을 '로'(老)자를 써 붙여진 이름 나로도. 조선시대 때 나라의 말(馬)을 키우는 곳이라 하여 나라의 섬, 나라도로도 불려온 나로도는 40여 년 전부터 전라남도 5대 어장 중 하나이며, 어업전진기지이자, 삼치파시로도 유명한 섬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자체 우주발사대를 보유한 나로우주센터까지 있어 일 년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섬이기도 하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수산물 중 수출 1호인 삼치는 나로도 사람들에게 부(富)를 가져다준 고기였다. 배 양쪽에 대나무를 매달고, 일명 공갈낚시로 40년 째 삼치를 잡고 있는 신동춘(65)씨. 매일 만나는 바다지만, 그 옛날 1960년대 삼치파시로 떠들썩했던 나로도항을 새삼 떠올려본다.

 

당시 나로도항은 풍성한 삼치들로 날마다 축제의 장이였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멀리 일본에서도 무역선이 오가며 찾아오는 황금어장터였다. 세월은 흘러 삼치 잡이 배들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삼치는 나로도의 귀한 손님이다.

 

조선시대부터 나라의 섬이라 불리었다는 나로도. 찬란했던, 지금도 앞으로도 찬란한 나로도를 만나본다. 

 

   

 

5부. 소리 자랑 하지 마라 ‘벌교서 싸움 자랑 말고, 고흥서 소리자랑 하지 말라’란 말이 있다. 예부터 고흥사람들에게 소리와 농악은 생활의 활력소이자,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는 문화였다.

 

애절한 기교의 서편제와 담백함의 동편제를 아우르는 동초제가 바로 이곳 고흥 출신의 명창 김연수 선생에서 탄생이 되었던 것도 소리를 잘하는 고흥 사람들의 자부심이다.

 

고흥의 바다처럼 강인하지만, 때로는 한없이 부드러운 고흥을 닮은 소리, 동초제. 고흥의 소리는 동초제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인 400여 년 전 임진왜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순신 장군의 승전을 위해 불렀다는 월포농악은 수 백 여년이 지난 지금도 고흥 사람들의 귀와 입으로 전해져 여전히 고흥의 전통 소리, 자부심의 소리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어딜 가나 소리 한 자락씩은 뽐낼 줄 아는 고흥 사람들.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고흥의 소리는 마을 곳곳에서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신명나는 소리로 전해져 내려온다.

 

고된 농사일을 소리로서 흥을 이끌어낸 한적 마을의 ‘한적들 노래’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농악 소리는 고흥 사람들의 소리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고흥 사람들의 삶이자 기쁨, 때로는 소망이 담긴 고흥의 소리를 들어본다.

 

 - 본방송은 9월 27일 - 10월 1일까지 밤 9시 30분부터 20분간 방송되구요. 재방송은 다음주 월~금 06:40 - 07:00, 종합재방송은 다음주 토요일 06:30 - 08:00, 18:00 - 19:30에 됩니다.

 - 제작진은 기획 류재호, 구성  안영하, 촬영 김기철, 출 강대국(박앤박 미디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