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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숙 시인

김명숙의 시 '고흥' 고흥 김명숙 오십에 들어 고향에 드니 나고 자란 집은 간곳 없고 눈 가는 데로 돌아보니 곳곳이 폐가라 고향에 들어 잠시 나를 놓고 싶은데 받아줄 곳 아무 데도 없네 골목골목 발목에 감기던 풀 향기 이웃했던 희자 언니네 돌담 안으로 능구렁이 굼실굼실 기어 들어가던 그때 잠잠하던 기억들이 실꾸리 풀리듯 고물고물 속수무책 풀려 나오는데 그래도 그렇지 반기는 것 하나쯤은 있어야 고향이지 "아따! 이 썩을 잡것, 뭐 땀시 왔당가." 하며 반기는 남도의 질펀한 욕지거리라도 한바탕 듣고 싶은 날 어쩌끄나 한낮을 지나 어둑어둑 땅거미는 지는데 - 두 번째 시집『내 마음의 실루엣』 수록작품 김명숙 시인/가곡, 동요 작사가 출생 : 전남 고흥 등단 :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당선 :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더보기
김명숙의 시 '고흥 유자차를 마시며' 고흥 유자차를 마시며 김명숙 가을이면, 고향 마을의 담장 위가 노란 물결로 이어지던 때가 있었다 집집마다 유자향기가 담을 넘어가면 '그 집은 좋겠네. 큰아들 대학 학자금이 저리 성글게 열렸으 니...... '저 집은 좋겠네. 큰딸 혼수비가 마련됐으니………’ 오고가는 덕담도 덩달아 노오랗게 익어갔다 유자나무 한그루면 아들 대학교 학력이 기록되고, 딸이 호적에서 빠져나갔다 유자차 한잔 앞에 두고 고향을 떠올리니 노오란 유자가 먼저 데구르르 굴러오고 내 유년을 키운 유자향이 코끝에 스며온다 푸른 유자 이파리 사이로 젊은 어머니가 걸어 나오신다 뒤이어 스물이 갓 넘은 앳된 언니가 총총 걸어 나온다 나는 지금 막 도착했다 - 두 번째 시집『내 마음의 실루엣』 수록작품 김명숙 시인/가곡, 동요 작사가 출생 : 전남.. 더보기
김명숙 시인의 첫 시집 『그 여자의 바다』출간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천재교육)에 「새싹」이 등재돼 있는 고흥출신 김명숙 시인의 첫 시집 『그 여자의 바다』가 지난해 부천시 문화예술발전기금으로 출간됐다. 그녀의 시집은 “무언가 허물을 벗고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려는 꿈과 그리움, 그리고 짙은 향수를” 풍긴다. 외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