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흥관련문학

박성준의 시 '오룡동에서'

by 고흥을 찾아서 2015. 6. 13.

 

오룡동에서

- 박성준

   

명천 앞바다에서 심호흡 하다가

동초 폐교를 지나 굽이 길을 꺾어 산길을 오른다.

한 마을 앞 언덕이 하늘에 닿아있다.

그 틈 길을 뚫고 드니

고요가 깃든 조용한 마을길에

서울번호판 승용차를 돌려 세우고

한 여인이 사람들과 작별의 언어를 놓고 있다.

 

밤이면 별들의 속삭임이 들릴 것 같은

「언덕 위의 작은 집」을 닮은 마을, 오룡동에는

동아줄을 타거나

하얀 날개를 펼치며 사뿐히 내려와

놀고 갔을 법한

하늘 할아버지들의 이야기가 금방이라도 들려올 것만 같다.

 

마을은 한껏 고요를 품었다.

동화를 품었다. 

「어린왕자」의 세계를 닮은 참 純美순미로운 마을이다.

하늘의 평화가 깃든 곳이다.

 

소소한 풍경 뒤에서 오는

깔린 음악인 듯

숲에 파고드는 갯바람 소리가 마을 끝 비탈에 요요하다.

한 기억이 서린

감춰진 옛 얘기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