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동에서
- 박성준
명천 앞바다에서 심호흡 하다가
동초 폐교를 지나 굽이 길을 꺾어 산길을 오른다.
한 마을 앞 언덕이 하늘에 닿아있다.
그 틈 길을 뚫고 드니
고요가 깃든 조용한 마을길에
서울번호판 승용차를 돌려 세우고
한 여인이 사람들과 작별의 언어를 놓고 있다.
밤이면 별들의 속삭임이 들릴 것 같은
「언덕 위의 작은 집」을 닮은 마을, 오룡동에는
동아줄을 타거나
하얀 날개를 펼치며 사뿐히 내려와
놀고 갔을 법한
하늘 할아버지들의 이야기가 금방이라도 들려올 것만 같다.
마을은 한껏 고요를 품었다.
동화를 품었다.
「어린왕자」의 세계를 닮은 참 純美순미로운 마을이다.
하늘의 평화가 깃든 곳이다.
소소한 풍경 뒤에서 오는
깔린 음악인 듯
숲에 파고드는 갯바람 소리가 마을 끝 비탈에 요요하다.
한 기억이 서린
감춰진 옛 얘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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