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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문학

신동옥의 시 '석류'

by 고흥을 찾아서 2015. 6. 13.

 

 

석 류     

- 신동옥

 

가지 끝에 피톨을 머금고 삼켜 솟구치는 불의 나팔  

 

밤하늘로부터 일직선으로 날아드는 대답에 귓바퀴를 안으로 돋는 옹골찬 타악기  

 

떨어져 썩은 한 알이 가지에 기어올라 과육을 졸이고 졸여서 쪼그라들어서 샅을 긁고 습진을 털어내고 다시 잎을 틔울 때  

 

끝간 데까지 저를 물리고도 모자라 검붉게 달아오른  

 

핵, 탄착점 없는 열정이 꿈꾸는 희생자 없는 세계의 고요한 哀絶陽.

 

 

- 계간 『詩로 여는 세상』 2013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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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옥 시인

1977년 고흥 남양면 망주리 출생.

한양대 국문학과 졸업.

2001년 《시와 반시》신인상 공모를 통해 등단.

시집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랜덤하우스, 2008)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문학동네, 2012).

2010년 윤동주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

현재 인스턴트 동인으로 활동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