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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문학

오순택의 시 '사슴섬의 뻐꾸기'

by 고흥을 찾아서 2013. 3. 13.

 

 

사슴섬의 뻐꾸기

- 소록도에서

오순택

 

뻐꾸기 한 마리

숲속에서 울고 있었다.

고운 햇살 온몸에 감고.

 

손을 내밀어

가만히 잡아주고 싶은

목이 긴 사람들이 사는 섬.

사슴섬.

 

미움도 없고 시새움도 없는

아! 이곳은

아픈 당신들의 천국이었구나.

 

어릴 때 함께 뛰놀던 친구들

모두 고향에 다 두고 보리피리 불며

서럽게 찾아온 땅

소록도여!

 

그는 죽어 뻐꾸기가 되었는가.

뻐꾹 뻐꾹 뻐꾹.

솔숲에 숨어

꽃잎에

붉은 울음을 토해 놓고 있었다.

 

(오순택·아동문학가, 1942-)

* 사슴섬: 전남 고흥군 도양읍에 있는 섬으로 모양이 어린 사슴을 닮았다고 하여 소록(小鹿)도라고 한다. 나병에 걸린 한하운 시인의 시 '보리피리'가 새겨진 시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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