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서
장진숙
천형의 한 맺힌 서러운 노역이 환하디 환한 산다화로 피어
소록공원 “죽어도 놓고 바위”엔 한하운의 “보리피리” 피 -ㄹ
리리... 외로움이 피리 불며 앉아 있었어. 바라보면 지척인
육지, 고향이, 살붙이가 얼마나 사무쳤길래 몰래 헤엄쳐가
다 붙들려 오곤 했더란다. 이마에 주홍글씨 인두질 낙인 찍
혀 차마죽지 못해 숨죽이고 살았더란다. 그 상심 그 치욕
오죽 했을지 캄캄한 세월 얼마나 기막혔을지 11월 햇살은
칼날처럼 차게 이마를 가슴을 저미듯 섬찟하게 번득이고
인적 없는 운동장 웃자란 잡풀 속을 질러가노라니 외롭고
쓸쓸한 혼들 잃어버린 눈썹인지 도꼬마리 풀씨들이 소맷
자락 붙들고 따라 나서는데 모질고 설운 일들 지켜보다
침묵으로 늙어버린 바다는 얕은 잠에 들어 말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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