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뒤안길
손병흥
녹동항에서 5분도 채 안걸리는
숱한 경관 작은 사슴 닮은 소록도
60년대 초엔 수천 명이었던 원생들이
이젠 한센병 환자도 적고
그 마저 워낙 노령화 되어버린 요즘들어
병사 지대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외엔
소록도병원 부터 중앙공원 까지 개방되어
과거 이 섬에서 애처로이 겪었던
한센인 고통 아픔도 잘 모른 채
감금실 검시실 등 몇 군데만 둘러보다
그저 잘 꾸며진 조경 수려한 풍경에 취해
마치 나들일 나온냥 시끌벅적거리던 탐방객들이
그제서야 왜곡된 이미지 무관심 털고서
허물 바로 고치면 현묘한 지혜 생겨나듯
상처 보듬어 안고 고통의 경험 나누고자
잠시나마 함께 들러 숙연해 했던 어느 날
여지껏 오늘과 공존하는 소록도의 혼령들이
혼돈 늪 지나 새록새록 되살아 나던 외로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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