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의 봄
김경숙
보리피리* 읊조리며
찾아간 소록도중앙공원
침범할 수 없는 정적의 울타리
빗금으로 잘려나간 세월
거미줄에 걸려 발버둥친다
누가 이곳을 부드러운 동산*이라 했던가
천형이란 형틀에 갇혀
이름석자 남기지 못하고
파도에 떠밀려 수장된 가엾은 영혼들
감금실 붉은 벽돌 껴안고
뭉그러진 손 꾹 꾹 눌러
묻어버린 깊은 상처
형형색색 꽃잎 되어
구비 구비마다 토해내는 한 맺힌 절규
잃어버린 시간 물들인다
*보리피리: 한하운 시
*부드러운 동산: 소록도중앙공원의 옛 이름
해방 후 소록도중앙공원으로 개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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