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 種 臺
- 李東
그 옛날 나의 사춘기시절 꿈꾸던
사랑의 꿈은 깨어지고
여기 나의 25세 젊음을
파멸해가는 수술대 위에서
내 청춘을 통곡해가며 누워 있노라
장래 손자를 보겠다던 어머니 모습
내 수술대위에서 가물거린다
정관을 차단하는 차가운 메스가
내 국부에 닿을 때
모래알처럼 번성하라던
신의 섭리를 역행하는 메스를 보고
지하의 히포크라테스는
오늘도 통곡한다
이 동(李東) : 수호 원장 시절(1939년~ ) 남생리에 살던 원생.
독실한 기독교인, 젊은 청년으로 원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벽돌 원토 채취장에서 작업에 방해되는 소나무 두 그루를 옮기라는
수간호장 사또(左藤)의 명을 받았으나, 갑자기 발생한 자기 마을
위급 환자를 등에 업고 치료본관에 갔다가 그만 명령을 잊고,
다음 날 사또에게 불려가서 구둣발로 목을 마구 밟히며,
"너 같은 놈, 생명은 저 소나무보다 못하다." 라는 폭언을 들으며
몽둥이로 무수히 때린 뒤. 감금실에 입감시켰고, 출감하던 날.
강제로 단종 수술을 받으며 단장(斷腸)에 시 한 수를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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