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차를 마시며 / 이자영
고운 빛 얼굴인 유자를 들어다 본다.
노란 남녘의 선물.
고향의 여름.
그 햇볕 스쳐간 태풍의 흔적까지도
연민의 정으로 다가온다.
따가운 햇볕을 이고 어머니의 정성으로
곱게 익은 열매를 사랑한다.
그리고 사랑으로 정성을 모아 차를 담는다
낙엽이 쓸쓸히 뒹구는 늦가을밤.
창가에 불을 밝히고 딸아이는 씨를 빼고
나는 썰어 담근다
우리집의 유자차를 마시면
향이 유별나다고 한다
육지의 바람과 바다의 해풍이 맞닿은곳.
나의 고향 따뜻한 남녁의 적당한 햇볕
바람.토양.태풍.비 그리고
매듭 굵어진 어머니의 손길이 닿는
정성과 정겨움이 어우러진 향기때문이리라.
그향기가 그리울 땐 언제나 유자차 한 잔에 물을
가득 따라붓고 유년의 뜰안을 거닐어 본다
이자영 /
전남 고흥(56년)출생 수필과 비평 등단.
서울시 "여성 제언대회" 최우수상 수상.
타래, 메리에트 문학동인. 한국문인 편집국장 .
저서ㅡ수필집「 겨울 나이테」 공저ㅡ「 타래」「 사랑의 빚」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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