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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관련문학

유창성의 양철굴뚝과 나팔꽃

by 고흥을 찾아서 2010. 7. 16.

         

       

 

 

 

        양철굴뚝과 나팔꽃

 

                 유창성

 

뜨거운 양철굴뚝으로

나팔꽃 줄기가 타고 오른다.

나팔꽃 줄기는 타고 오르면서,

뜨거움도 모른 채

양철굴뚝을 겁도 없이 부둥켜안을 뿐,

도무지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양철굴뚝은 이미 뜨거울 만큼 뜨거워져 있다.

나팔꽃 줄기가 양철굴뚝을 부둥켜 안는다

부둥켜안고는 겁도 모른 채,

뜨거움도 모른 채, 꽃을 피운다

뚜뚜뚜뚜....나팔을 불어댄다


놀라워라,

서로 다르다는 것, 서로 사랑한다는 것,

저런 것 아니겠느냐 뜨거운 그대

망설이면서도 어떻게든 닿고 싶은 날,

내 몸 태워가면서도

그대에게 오를 수밖에 없는 마음,

타버려도 내 몸이 다 타버려도

성난 그대 놓치지 않겠다는 것,

사랑이란, 저런 것 아니겠느냐

꽃 피워 물고 성난 그대를 향해

나팔 빼어 불며 다가서는 것,

성난 양철굴뚝 하나를 온몸으로 품어버리는 것

저런 것 아니겠느냐

 

 

유창성

 전남 고흥 출생.
2005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제15회 순천대학교 학술문학상 시 당선
시와시학사 주최 제5회 만해시인학교 백일상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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