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흥관련문학

시 - 나로도 바닷가에서(조경선)

by 고흥을 찾아서 2010. 5. 13.

나로도 바닷가에서

 

                                   조경선

 

하얀파도 오르락 내리락

그 끝자락을 쫓아

들어가보고 나와보고

 

잘 자란 동백나무 노송에서 우러나는

깊은 공기 마주하다보니

간혹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나의 일상이

시원하게 위로받네.

 

바닷가 고목이 일러주는 이야기

품 넓어라

향기 드높여라

 

보해 소주 한잔 넘기는 소리

밤 바닷물 소리

이야기꽃

내내

 

이렇게 평화롭게 살고 싶어라

여름날 나로도 신금리 바다도 모르게

마음 좋은 남도사람도 모르게

 

나는 지친 어깨를 일으키고 있었다.

 

 - 출처 : 시강에 달이 뜨면, 시강동인 제2작품집, 2006 -

 

 

조경선시인은 1972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2001년 제10회 전태일문학상 시부문 수상을 했으며

현재 고흥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