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흥관련문학

창작동화 - 우리별이뜰때(명혜정)

by 고흥을 찾아서 2010. 5. 13.

동화작가, 명혜정의 장편 동화. 새벽이는 엄마가 시골 학교로 옮기게 되어 전학을 오게 됩니다. 동민, 아름이 등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된 새벽이는 아직은 친구들이 낯설기만 합니다. 새벽이의 눈으로 본 세상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아이들이 키우는 아주아주 조그만 별 이야기 

『우리별이 뜰 때』는 남해안 바닷가 나로도란 곳의 조그만 초등학교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나로도는 우리 나라 우주 개발 전초 기지가 될 우주 센터가 세워지고 있는 곳입니다. 고흥군 봉래면에 속한 연륙교로 이어진 섬이죠. 동화는 외할머니가 사는 이 곳으로 이사를 온 주인공 아이의 눈을 통해 또래 아이들의 아픔과 고민을 드러내고 해소해 가는 과정을 작가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잘 그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아픔과 고민은 어른들로부터 연유합니다. 동화에 나오는 어른들, 즉 엄마나 피노키오 이모나 이어라 선생님이나 왕눈이 선생님 모두 색깔은 다르지만 각각의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하루 아침에 며느리를 잃고 아들마저 떠나 버린 상철이 할머니도 그렇고, 마흔 살에 어렵게 낳은 딸을 두고 큰 병에 걸린 랑이 엄마의 이야기도 눈물겹습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알고 있을까요? 어른들이 힘든 만큼, 어른들의 아픔과 상처가 더 큰 무게로 아이들을 짓누른다는 사실을요. 『우리별이 뜰 때』는 이렇게 아픔을 겪는 어른들 때문에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동화를 끌고가는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엄마를 따라 동생과 함께 시골 외할머니 집으로 이사 온 초등학교 3학년 신새벽입니다. 열 살이면 다 컸다고 말하는 어른들도 있지만, 그건 어른들의 생각일 뿐입니다. 어디론가 떠나서 전화 한 통 걸지 않는 아빠와 집에만 오면 잠만 자는 학교 선생인 엄마, 언제나 큰소리로 잔소리를 하는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지요. 전학 간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사귀는 것도 어렵습니다. 새벽이보다 하루 늦게 전학 온 수림이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동화는 새벽이의 일상을 좇아가며 아이들의 상처가 어떻게 덧나고 아무는지를,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보여 줍니다. 유난히 친구들을 괴롭히는 동민이와 아름이, 좋아하는 친구에겐 뽀뽀도 잘하지만 화가 나면 누구라도 물어뜯는 랑이의 마음속 상처를 누가 알까요? 어느 날 갑자기 바다한테 엄마를 빼앗겨 버린 상철이, 유학 간 엄마를 그리며 아빠랑 단둘이 사는 수림이의 상처를 아물게 할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이들은 아프면서 자란다는 말이 있지만, 그 아픔을 치유하는 건 어른들이 아닙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즐거워하면서 자신의 꿈에게 물을 주고, 햇볕을 쏘여 주고, 바람을 맞게 해 주는 그 아이들 자신이지요. 그 아이들이 서로에게 내미는 다사로운 손길과, 아이들이 마음속에서 키우기 시작한 아주아주 조그만 별이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힘입니다.

 

 

별은 희망의 다른 이름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속 별이 밝게 빛날 때, 어른들 역시 별처럼 밝게 빛을 내겠지요. 물론 상처가 아물 때쯤 아이들의 몸도 마음도 한 뼘쯤은 커 있을 테고요.

동화의 배경이 된 고흥 나로도의 우주 센터는, 승천하기 위해 하늘로 떠올라 내려다본 청석금(청석골)이 너무도 아름다워 그만 마음이 바뀐 용이 바위를 붙잡고 버티다 소나무가 되었다는 용의 전설이 깃든 곳입니다. 이 곳에서 몇 년 후면 우리가 만든 인공 위성을 하늘 높이 쏘아 올린답니다. 우리 땅에서 우리 기술로 제작한 로켓으로 쏘아 올릴 우주선은 새벽이와 친구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입니다. 더 높이, 더 멀리 아이들의 꿈이 찬란하게 펼쳐질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이 동화를 쓰신 명혜정 선생님은 1963년 전라남도 고흥의 나로도란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나로도는, 옜날에는 배를 타고 가야하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자동차로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은 전남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20년째 중,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발행일 2005-04-30 출판사 산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