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포 해변
황학주
썰물 질 때, 사랑하는 여인처럼
쭝얼대지 않은 적이 없는 발포
세상이 돌밭처럼 더운 날 갈 곳 없는 사내가
온다
해안선으로는 감금되지 않는다
물결이 되어 물러난 추억의 발포 해변은 넓게 두르고 맘껏 걸쳤다
무언가 기다리느라 전에 이런 해변이 내게
없었다
솨와 썰물 질 때
들어왔다 나가는 걸음엔 다하지 못한 것이 있으니
물 빠지는 것을 보아라
당신을 위해 침대 정리를 마친 이런 해변이 내겐 없었다
조금밖에 들어가지 못한 일이 있어서
마음 단애 밑이 붉다, 당신은 서운했으리라
시간이 지나자 돌아 나온 것조차 모르겠다
사랑이라는 말
가장 멀리 밀려간 데가 어디인지 알고 있는 그 파도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새 여러 번 백일홍이 당신을 향했다
당신이 보고 싶어 솟아오른 파도를 허문다 멀리
바로 눕는다
등 가운데만큼은
아직 아프다
시집 『노랑꼬리 연』(서정시학, 2010) 중에서
'고흥관련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 능가사 벚꽃잎(황학주) (0) | 2010.05.11 |
---|---|
시 - 고흥(황학주) (0) | 2010.05.11 |
에세이- 고향 -바다(황학주) (0) | 2010.05.10 |
시 -봄(송수권) (0) | 2010.05.10 |
가끔 옛 이야기를 할 때 (전성태) (0) | 2010.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