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흥관련문학

시 -봄(송수권)

by 고흥을 찾아서 2010. 5. 10.

                     봄

 

 - 송수권


언제나 내 꿈꾸는 봄을
서문리 네거리
그 비각거리 한 귀퉁이에서 철판을 두들기는
대장간의 즐거운 망치소리 속에
숨어 있다

 

무싯날에도 마부들이 줄을 이었다
말은 길마 벗고 마부는 굽을 쳐들고
대장간 영감은 말발굽에 편자를 붙여가며
못을 쳐댔다.

 

말은 네 굽 땅에 박고
하늘 높이 갈기를 흔들며 울었다
그 화덕에서 어두운 하늘에 퍼붓던 불꽃
그 시절에 빛났던 우리들의 연애와 추수와 노동

 

지금도 그 골짜기의 깊은 숲
캄캄한 못물 속을 들여다보면
처릉처릉 울릴 듯한
겨울산 뻐꾸기 소리......

 

집집마다 고드름 발은 풀어지고
새로 짓는 낙숫물 소리
산들은 느리게 트림을 하며 깨어나서
봉황산 기슭에 먼저 봄이 왔다.

 

 

 


작가약력

1940년 전남 고흥 출생
서라벌예대 문창과 졸업
문학사상 신인상- <산문에 기대어>외 4편
시집 <산문에 기대어>, <꿈꾸는 섬>

'고흥관련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 발포해변(황학주)  (0) 2010.05.11
에세이- 고향 -바다(황학주)  (0) 2010.05.10
가끔 옛 이야기를 할 때 (전성태)  (0) 2010.05.10
삶의 이야기(전성태)  (0) 2010.05.10
시 - 전라도 길(한하운)  (0) 2010.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