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도 복수초
- 허만하
1. 누구의 보석상자였을까? 숲속에 쏟아져 있는 복수초 군락
꽃들은 각설탕같이 버석거리는 적설밑에서 소리를 내지 않는다.
말이 태어나기 이전의 의미를 안으로 터질듯 머금고 있는
눈부시게 샛노란 꽃.
2. 소리에 의미가 묻어날 때 말이 되는 것을 알고 있는 샛노란 꽃은
오리나무 숲 머루덩굴 커튼 안에서 소리없는 화식도를 몸으로
설계 하고 있었다. 목숨의 미래를 믿고 꽃대 끝에 암수꽃술 침실
을 만들고 있었다.
3. 숲속에서 갈색 깃털 한자루를 주웠다. 그 순간 나는 또다른 한
세계를 만났다. 말의 오염이 없었던 야생의 세계, 건설중인 우주
기지 못미쳐 예하제 비탈에서 돌이 꽃처럼 번식하고 있었다.
- 시집 "야생의 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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