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창만의 추억
이근모
갯내음 물씬 물씬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던
해창만 포구는 아련한 추억의 산실이 되었다.
갯벌 향하여 터뜨리는 다이너마이트 소리에
눈물 머금고 탯자리를 내주어야만 했던 갯내음은
마지노선 같은 방파제에 기대어 슬피 울어야 했다.
가을이 익어 가는 날
아득하게만 보이는 푸른 빛이 너무 시리어
모람모람 하늘 에도는 구름은 햇살을 꼬여서
여름 먹고 통통하게 살찐 벼이삭 그림자를
소리없이 낚아채어 노란 융단으로 깔아 놓는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강줄기 따라 늘어선 갈대는
고향 노래 부르며 이주의 한을 달래고 있고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 버거워
마을 어귀 당산나무 이파리에 재갈 물린 바람,
쉬는 것도 잠깐, 갈대의 유혹 뿌리치고
가는 길 재촉한다.
갯벌 굴쩍에 발바닥 베어 가며 멱감던 어린 시절
그리움 달래려 해창만 들녘을 거닐어 보건만,
포구 언저리 맴돌며 만선의 뱃고동과 어우러지던
물결은 어디로 가고 풍년가 갈곳을 찾지못해
통곡으로 피어난다.
* 이근모 시인
- 전남 고흥 출생
- 월간 문학공간 으로 등단
- 광주광역시 시인협회 회원
- 문학동인 자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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