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출신 우리말 뿌리 연구가 김석훈 씨가 ‘우리말 범어사전’(다일라 출판사 간)을 펴냈다. 우리말의 사투리가 범어(梵語)를 기초로 수 만년을 이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책의 서두에 밝혔듯 “우리 말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서 역사가 바로 서기를 바라며” 2년여에 걸쳐 엮은 책이다.
‘우리말 범어사전’은 먼저 120년 전인 1899년 영국의 모니에르 윌리엄스 경이 쓴 ‘옥스포드 범어 영사전’ 속에 왜 우리말이 빼곡이 박혀 있는가를 제기하고 그 말들을 정리해 보여준다.
우리가 아직까지 알지 못했던 우리말의 어원을 명쾌하게 밝힌 이 사전은 적어도 우리말 어원의 역사를 3,500년 전으로 끌어올린다.
3,500년 동안 초기 범어와 한자의 음운이 변치 않고 그대로 보전되어 훈민정음을 통해 이 세 언어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놀라게 하고 우리 상고(上古) 역사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범어가 곧 우리 선조 동이족(東夷族)의 말이었다는 것의 예는 무궁무진하다.
사귀다의 어원은 ‘사키=친구’이다. 단지 그 어간에 ‘다’만 더 붙이면 사귀다(사키다)가 된다. ‘삼베’는 ‘베를 짜다’라고 나와 있다.
이밖에 가다 자다 쉬다 부르다 들이다 오지다 사귀다 아프다 타다 쇤다 나부끼다 밝히다 ?다 세차다 등 많은 단어들이 옥스포드 범어사전 속에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꽃의 어원은 꼬샤(꼬시)이며, 본래 뜻은 피어있는 꽃이 아닌 ‘꽃씨방’을 나타낸다고 한다.
타다, 들이다, 끌다, 부리다, 뿌리다, 지르다, 차다, 치다 등 많은 동사도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다양한 뜻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결정적 역사의 증거다. 본문의 많은 단어들은 그 하나하나가 우리말의 여정이자 긴 역사를 명확히 보여준다.
‘우리말 범어사전’은 또 동국정운, 신증유합, 훈몽자회 등을 참조해 15세기 이후 음운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타밀어와 그 밖의 인도지역 언어들(카슈미르어, 힌디어, 우르두어, 네팔어 등) 및 라틴어의 일부 단어를 실어 우리말과의 친연성을 밝혔고, 흑피옥에 나타난 문자들을 통해 이미 고대에 한자 등의 언어가 쓰이고 있었음도 화보로 밝히고 있다.
그리스어와 카라마야어의 비교를 통해 그 언어의 밑바탕에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우리말이 근간임도 밝혔다.
김석훈 저자는 고흥 출신으로 숭실대 정치외교학과와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동북아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지난 2019년, 20년간의 연구 끝에 ‘천제환국조선인류역사계보’를 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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