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산도(詩山島)
김명숙
사람들아 시산도*에 가보라
시가 산처럼 쌓인 이 섬에 들면
모두가 시인이 되어
시어를 낚을 수 있는 곳
사는 게 막막해 생을 내려놓고 싶거들랑
시산도에 가서
슬레이트 지붕을 공책 삼아 쓴 시
히, 웃자 웃자*를 보고 힘을 얻자
풍광을 자랑하는 시산도의 8개의 보물들도
오랜 세월 풍파에 씻기고 깎여
빚어진 산물이거니
오늘 사는 게 힘들지라도
살푸섬 방파제에 다시 태양이 떠오르듯
히, 웃자가 나의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
사람들아 시산도에 가서
해상을 뚫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꿰어보자, 희망의 구슬을
그대, 아픈 상처가 빛나는 삶이 될 수도 있으리니.
*고흥군 도양읍에 있는 섬으로 8가지 천혜의 보물이 있고, 김 생산을 주업으로 하며, 애국가 첫 소절 풍광에 들어갈 만큼 해돋이 명소로 유명하다.
*시산도 출신인 김용현씨가 젊은 시절 지붕위에 쓴 짧은 글로 시산도에 가면 반드시 들려야 하는 곳이다. 마을회관 위 낮은 지붕 좁은 골목길을 오르면 봉오산 자락 아래 파란 하늘을 이불 삼아 빛바랜 누런 슬레이트 지붕 위에 사람을 즐겁게 하는 짧은 시 하나가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김명숙 프로필
*전남 고흥 출생 *시인/ 아동문학가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수상(동시 등단)
*시집 <그 여자의 바다> 문학의 전당. 2011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 "새싹" 저자
*가곡 43곡/ 동요 75곡 발표
*제54회, 57회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 날" 작시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 "영웅의 노래" 작시
*수상: 부천예술상, 한국동요음악대상, 도전한국인상, 제5회 오늘의 작가상,
제43회 방송대문학상 수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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