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뜰에서
시/ 박성준
차마 아픔을 다 말할 수가 없다.
슬픈 울음을 간직한 채로
네가 내 곁에 왔을 때
청정함으로 날 깨우고 반기는 거금도의 섬뜰을 찾아
모래밭에 몸을 뉘이고
해변을 팔베게 삼아 난 너를 그리곤 했다.
별로 총총한 밤하늘 저편
영롱함이 된
맑고도 고왔던 이름이 오고
클로우즙되어 오는 유성같은 선명한 빗살로
넌 내안에 화석이 되었음 햇다.
퇴비 무덤가에 단내가 익던
하여 구수한 희망을 꿈꾸시던 아버지의 인생같은
진실을 잇지 못했고
산골짝 맑은 물들 흘러 실개천을 이루는
난 그 길도 가지 못했다.
자연 속 연못이 내 풀장 되어주던
섬의
그 순박한 이름들
꿈에도 그리운 그 옛이야길 손놓고 말았다.
기억속에 팔딱이는 숭어떼들, 문저리, 포드락지!
무인도에 닻 내리고
친구들과 톳, 미역, 다시마를 뜯던 날
늦은 저녁, 라면의 절묘한 맛을 꿀맛으로 담아내던 소녀들이랑
섬의 밤길을 오르내리던
나의 숨은 그때, 그 이야기를 더 가꾸지 못했다.
감추어 둔 안엣 말을 붉은 노을로 피어나
아름답던 시절
지금 생각하니, 찡한 설레임에 코끝만 매워진다.
이젠 말할 때가 되었다.
그리움 한움쿰 별에 띄우는
선하고 맑은 내 사랑을 말할 때가 되었다.
곧 노래가 될 내 사랑을 말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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