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유자차를 마시며
김명숙
가을이면,
고향 마을의 담장 위가
노란 물결로 이어지던 때가 있었다
집집마다 유자향기가 담을 넘어가면
'그 집은 좋겠네. 큰아들 대학 학자금이 저리 성글게 열렸으
니......
'저 집은 좋겠네. 큰딸 혼수비가 마련됐으니………’
오고가는 덕담도 덩달아 노오랗게 익어갔다
유자나무 한그루면
아들 대학교 학력이 기록되고, 딸이 호적에서 빠져나갔다
유자차 한잔 앞에 두고 고향을 떠올리니
노오란 유자가 먼저 데구르르 굴러오고
내 유년을 키운 유자향이 코끝에 스며온다
푸른 유자 이파리 사이로
젊은 어머니가 걸어 나오신다
뒤이어 스물이 갓 넘은 앳된 언니가
총총 걸어 나온다
나는 지금 막 도착했다
- 두 번째 시집『내 마음의 실루엣』 수록작품
김명숙 시인/가곡, 동요 작사가
출생 : 전남 고흥
등단 :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당선 :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화전놀이」
등재 :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천재교육) 「새싹」 동요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날」 작사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영웅의 노래」 작시
작품 : 가곡「달에 잠들다」외 45곡, 동요「새싹」외 80곡
시집 : 『그 여자의 바다』,『내 마음의 실루엣』
수상 : 제5회 오늘의 작가상, 한국동요음악대상, 도전한국인대상(문학 부분),
부천예술상, 방송대문학상, 문예마을 문학상 등
활동 : 부천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고흥작가회, 사)어린이문화진흥회,
한국예술가곡연합회, 한국동요작사작곡가협회 회원
기타 : 부천시원미노인복지관 작문강사, 방과 후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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