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래산 복수초
- 정민기
고흥 외나로도 봉래산에 고봉 햇살 담은 복수초 피었다.
봉화대로부터 산새들이 떼 지어 날아올랐다.
돌아오는 건 산새 아닌 메아리뿐이었다.
난데없이 구름이 깃털처럼 흩어졌다.
내려다보이는 우주과학관 앞마당에는
모형 나로호가 날아오른 그때를 추억하고 있다.
누구라도 떠올리면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복수초는 봉래산 양지바른 곳에 피어
옷깃을 여미는 꽃샘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언젠가 봉래산을 찾아오는 등산객들이
그 군락지에 쓰레기라도 버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소리 없이 산새들이 돌아오고 있었다.
해가 복수초 꽃잎에 햇살 다 담아주고
조용히 산의 품에 안기고 있다.
골리앗 같은 고로쇠나무가
물끄러미 산비탈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1987년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 문학> 신인문학상(동시 부문)으로 문단에 등단
현재 <무진주 문학> 동인, 사이버문학인협회 회원,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회원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지은 책 시집 『누군가의 울음을 대신』 등, 동시집 『약속 반지』 등
현 거주지 봉래면 신금리 원두마을 거주 [부민식당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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