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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고흥칼럼

일제하 빼앗긴 고흥 마북산 지명 되찾아야

▲ 마복산 항공지도

 

우리나라의 전통지명들이 일제에 의해 많이 개악되었다는 사실은 인구에 많이 회자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우리지역 고흥 마복산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마복산은 포두면 세동리 쪽에서 산을 바라보면 북쪽을 향해 한 마리의 말이 도약을 위해 웅크리고 목을 쳐들며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명산중의 명산이다. 

 

▲ 난중일기 1592년 2월24일

 

조선시대의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과 난중일기(1598년) 등 여러기록과 해동여지도(1787년), 대동여지도(1816년) 등 대부분의 고지도에도 마북산(馬北山)으로 불리워왔었다.

  

▲ 대동여지도 20-3권 흥양편

 

마북산은 400여년 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왜선이 상포항으로 침범하여 육상하려 하였으나 동남쪽으로 뻗어 있는 산세가 마치 수천 마리의 군마가 매복하여 있는 것처럼 보여 왜인들이 상륙을 꺼리며 일시 퇴진하였다는 전설도 내려 오고있다.

 

 ▲ 마복산 전경

 

그후 일제 침략기에 접어들어 1916년 일본육군참모본부 육지측량부에서 제작한 조선지형도와 1918년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지지자료 등 지도를 만들면서 조선인의 맥과 기를 꺽기위해 '마치 말이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는 마복산(馬伏山)으로 칭한 이후 지금까지 불러오고 있다.

 

▲ 마복산 기암절경

 

일제때 붙여준 이름 '마복산'을 그대로 부르고 있다면 오늘날 창씨개명된 이름으로 행세하는 것과 그 무었이 다르랴. 이는 자주국가, 문화국가의 수치인 것이다. 우리는 이 부끄러운 이름에서 벗어나야한다. 

 

지명은 그 땅의 특성과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말없이 대변하고 있는 역사의 숨결인 것이다. 우리 땅 옛 지명을 찾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기를 되찾는 일이다. 마복산을 비롯 일제하 지어진 수많은 지명에 대하여 고증을 거쳐 되찾아야 할 일이다.

 

- 김영진의 '나도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