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실 마을1 오재동시인의 시 '도공의 노래' 도공의 노래/ 오재동 천년 세월 도공의 손에서 흐르던 물레야 시르렁시르렁 자꼬만 돌고 돌아라. 하늘이 울고 땅이 길을 열던 날 산기슭에 그리메가 실실이 풀리면 쑥꾹새 울음소리 골골이 빠져들던 남도의 하늘 아래 석촌 운곡 사구실 마을은 울빗장을 죄다 풀어놓으니 독짓는 사람들 줄줄이 찾아들어 만공에 추를 달아 하늘 끝에 모두우고 땅속 깊숙이 바스락거리는 흙 물과 햇빛과 가슴으로 주물럭거려 천도 열량으로 불가마를 지펴내니 분청사기 백자 위로 돋아난 푸른 속말들 백합무늬 물결무늬 비취무늬 칠보무늬 오호라 이것은 가녀린 천 년의 꿈 한 잎의 꽃잎 모양 살포시 눈을 감으면 사르르 감아 돈 소리 없는 가락이 울고 묵묵히 앓고 떠는 도공의 숨결이 흐른다 고와라 고와라 하늘빛 보다 더 얇은 우리들의 사랑 갓구운 옹기 위.. 2022. 4.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