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꽃1 박문희시인의 시 '싱싱한 꿀' 싱싱한 꿀/ 박문희 고흥 과역에서 겨울꽃이 한 다발 도착했다 바다 내음 그득 담겨 왔다 시집오던 해 꿀을 보낸다기에 받아 보았더니 꽁꽁 동여맨 비닐봉지에서 굴이 나왔다 형님 이건 가짜 꿀인데요, 웃으니 음마 진짜 자연산인디, 나가 한나 씩 따서 깐 건 디 짧은 겨울 해가 꿀꿀한 이른 아침 바닷가에 나가 윙윙 분주히 굴을 따 앙다문 입술을 두드려 우유 빛깔 속살들을 깨웠을 그녀다 삶은 아직 밀물 썰물이 수시로 드나드는 날 것이라 조심스레 가끔 싱싱한 안부만 전할 뿐이다 이잉, 엄마는 잘 있제이, 나가 딸 노릇도 못 하고 말 끝을 흐리다가는 우리 동생 이쁘다, 이뻐 그날 저녁 밥상에 오른 꿀은 입안 가득 육즙이 터져 나와 온통 끈적거렸다. 회월 박문희 시인 경북 의성 출생, 경남 창녕 거주. 등단 : 대한문.. 2022. 3.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