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가을
오재동
내 고향
갈재 넘어 月下 가는 길
서리 찬 왕머루 무리져 익어가고
구절~구절~ 구절초 피어난
가을 속으로 한 줄기 기러기
끼르륵끼르륵 하얗게 떠간다
가을빛 번져
잘 익은 강낭콩 머리에 이고
비단옷 날개로 하늘하늘 춤을 춘
고추잠자리
그새 잊을만한 세월이 지났는데도
또렷이 떠 오는 것은
보리피리 언덕에
피지 못한 사랑 하나 묻어두고 온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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