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관련문학

명재선 시인의 시'해암을 위하여'

고흥을 찾아서 2022. 3. 24. 18:33

 

해암을 위하여/ 명재신


서울에서 머언 남도 쪽빛 바다를 만났다
.

 

가을바람 소슬하게 이는 초가을 어느 날

광화문 앞에서

평생을 섬만 그리다 갯바위가 되어버린 화가 해암海岩

 

주름 많은 바위에 갈매기도 가마우지도

그리고 이름모를 바다 새도 편안하다.

험하던 파도도 와서는 숨을 재우는 나라섬羅老島

 

다들 떠나가고 남은 빈 자리에서

아침이 되고 저녁이 하루가 되고 그것들 온전히 모여

평생이 되어 섬이 되어 있는

 

쑥섬의 작은섬 목넘에 양지볕을 그려

서울 떠도는 영혼들 따뜻한 정한 줌을 건네주려

 

건너온

남도 쪽빛 바다를 만났다.

 

명재신시인

고흥군 봉래면 출신

2017'월간시'를 통해 '15회 추천시인상'으로 문단에 등단

2020년 중동 근무경험과 고향 쑥섬에 대한 그리움 등 소재로 한 제3시집 '아라비아 사막일기', 2020년도 올해의 시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