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관련문학
송시월시인의 시 '4월의 부호들'
고흥을 찾아서
2022. 3. 16. 18:12
4월의 부호들/ 송시월
1
황사바람에 날리는 벚꽃잎들
안약 히아레인 눈물방울에 젖은 붉은 눈동자,
4월의 부호들이 가렵다.
2
눈을 감으면 고흥 반도 내 유년의 방죽
지평선을 날으는 갈매기의 날개가 가렵고 썰물의 갯벌을 기는
꽃게의 빨간 발이 가렵다.
튀는 망둥어의 꼬리가 가렵다.
3
한 치쯤 자란 고만고만한 모싹들이 서로의 등을 긁는
교동면 상황리 논바닥이 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의 질척한 울음소리를 긁는다.
등량만에서 산지 직송되어온 염포탕집 냄비 속
오돌토돌 낙지의 발이 내 눈을 긁는다.
떠도는 4월의 부호들이 가렵다
송시월 시인
전남 고흥 출생
1997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계간 <시향> 책임 편집
시집 <12시간의 성장> 2005년 시문학사
詩流 동인